헐! 움베르트 에코도, 보르헤스도, 파울로 코엘료도...


어제 모처럼 저녁에 약속이 없어서 김하경 선생님의 '천일야화, 새로운 사유를 꿈꾸다'(2강 모방과 창조의 화려한 변검술)를 들었다. 다음은 강의안 요약.


1. 천일야화의 문학적 특징

-샤라자드가 샤리야르 왕에게 1001일 동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는 자신의 생명은 물론이고 수많은 처녀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다. 목숨 걸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①목숨을 걸만큼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의미 ②이야기는 목숨을 걸만큼 재미있어야한다는 뜻 ③왜 사냐? 무엇을 하며 사냐? 보다는 어떻게 사냐가 더 중요하다.


2. 〈천일야화〉의 주제 = 애매성 = 문학의 영원한 숙제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다. 이 말도 틀리고 저 말도 틀리다. 어떤 정답도 존재하지 않으며, 아무도 정답을 알 수 없다. 이것이 열린 결말이고 열린 주제다. 〈천일야화〉가 현대까지도 영원한 고전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건 바로 이 때문.

-애매성, 이것이 문학의 주제다. 소설이 죽지 않고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도 바로 이 애매성에 있다. 〈천일야화〉를 통해 소설의 위기와 가능성을 점쳐본다.

-문학은 문장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언어는 불완전하다. 글이란, 좀 수다스러워야 한다. 간단히 줄거리만 쓴다면 그건 소설이 아니다. 여담이 생명이다. 문학의 맛은 말의 맛, 표현의 묘미에서 나온다. 이런 맛을 다 생략하면 글은 아무 맛이 없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수사적 표현하나하나가 다 맛이다. 이런 맛이 어우러져 무거운 철학적 주제나 달고 쓴 사랑의 맛을 우려내서 울고 웃는 감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문학이다.


3. 모방과 창조(모방과 창조는 종이 한 장 차이!)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게 아니라, 유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건 없다. 다만 낡은 것을 변용하여 새롭게 보이게 하는 것뿐이다.

-낡은 것을 변용하여 새롭게 보이게 하는 기술이 예술가의 천재적 상상력이다. 낡은 것을 변용하되, 이전 낡은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완전히 새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바로 창조의 비술이다.

-〈천일야화〉는 결코 케케묵거나 용도폐기처분해야할 낡은 고전이 아니다. 앞으로도 새롭게 다시 쓰고, 베껴 쓰고, 빌려올 소중한 인류문화의 원본이다.

※헐! 움베르트 에코도, 보르헤스도, 파울로 코엘료 같은 거장도 〈천일야화〉를 상당히 참고했거나 모방했다는 사실을 어제 알았다.


-어제 강의 말미에 김 선생님 하신 말씀.

"나는 늙어서 할 수 없지만, 우리 젊은 사람들이 보다 일찍 〈천일야화〉를 알게되면 좋겠고, 배우면 좋겠다. 솔직히 사람들 모아서 '천일야화 학교' 같은 걸 하고 싶은 게 내 심정이다. 체력이 되려나. 하하."

-정확히 강의는 저녁 7시에 시작해서 한 번도 쉬지 않고 9시에 마쳤다. 두 시간이 25분처럼 짧게 느껴졌다.

-이번 강의는 7강까지 이어진다. 9·11·14·16·18일 각각 저녁 7시, 장소는 마산합포구 동성동 302 3층(창원도시재생지원센터 상가지구 현장실습실)이다. 강좌당 회비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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