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보물섬 남해 파워 블로거 팸투어(2) 남해 금산

지난 4일과 5일 남해군이 주최하고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대표 김훤주)가 진행한 '2013 보물섬 남해 파워 블로거 팸투어'에 스태프 겸 블로거 자격으로 참여했다. 지역과 전국에서 초청된 블로거 20여 명과 1박 2일 동안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두 개의 글을 올려보고자 한다. 두 번째 글은 남해 금산에 대한 이야기다.



근 15년 만에 남해 금산을 찾았다. 대학생 시절, 어느 겨울이었나. 모꼬지 와서 전날 민박집에서 새벽까지 술 마시고 떠들면서 놀다가 쪽잠 몇 시간 자고 일어나 '해장 산행'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겨우겨우 보리암까지 올라갔는데, 한 선배의 "마을버스로도 올라올 수 있단다!"라는 말에 참 허탈하게 웃었다. 아무튼, 블로거들과 해돋이를 보고자 새벽부터 서둘렀다. 주차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임도를 10분 정도 달리니 금산 7~8부 능선 정도에 닿았다. 먼저 도착해 있던 정현태 군수를 비롯한 직원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줬다.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보리암이 나왔다. '음, 15년 만이군.'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봉수대가 있는 정상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이날 하늘에 구름이 많이 끼어 있어서 제대로 된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금산 정상에서 남해를 내려다보니 장엄하면서 눈이 참 시원했다. 좋은 기운이 온몸을 감도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금산을 너무 편하게 올라온 것 같아 나 스스로에게 괜히 조금은 미안했다.

부소암으로 이동했다. 부소암은 지난 9월 통제가 풀렸다고 한다. 바위 사이의 다리를 건너는데, 바람이 적잖이 심술을 부렸다. 갑작스러운 바람에 몸이 몇 번이나 휘청거렸다. 부소암은 조그마한 암자였다. 안에는 비구니 스님 한 분이 '수행'을 하고 계셨다. 갑작스레 수십 명의 사람이 들이닥쳤음에도 스님께서는 우리에게 커피를 타 주시겠다며 환대해 주셨다. 부소암에서도 남해가 내려다 보였는데, 봉수대에서 내려다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 났다. 들어오는 풍경을 그대로 눈에 담으며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간간이 부는 거센 바람 속 부소암, 그리고 그림 같은 남해의 풍경이 또 다른 볼거리를 연출했다.

금산에 산장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부를 때는 부산산장으로 불렀는데, 산장 앞에 걸린 나무 표지판에는 '금산산장'으로 적혀 있었다. 시장이 반찬이었고, 산속에서 키운 재료로 만든 반찬에 밥을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여기에다 산장 주인아주머니가 누룩으로 직접 담궜다는 막걸리도 걸작이었다. 같은 상에 앉은 사람들과 서 넉 잔 마셔 보았다. 새콤하면서도 뒤끝이 전혀 없는 맛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마셔 본 대량 생산하는 일반 막걸리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 맛이었다.

밥집 같은 곳을 가면 그 집주인의 마음씀씀이를 보기 마련인데, 산장 주인아주머니 인상이 참 좋으셨다. 블로거들이 "사장님 사진 좀 찍어도 되느냐?"라고 하니 수줍어하시면서도 밝게 웃으셨다. 차려 주신 음식에도 저런 따뜻한 마음이 녹아 들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니 더 기분이 좋았다.

산장 밖에서도 남해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봉수대, 부소암, 부산산장 이렇게 가는 곳마다 제가끔 아름다운 남해의 경치를 볼 수 있으니 이래서 남해를 일러 보물섬, 보물섬 하는구나, 싶었다. 눈도 즐겁고, 배도 부르고, '알딸딸' 막걸리도 마시고, 내가 언제 또 이런 '호강'을 누릴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보리암을 돌아나오는 것으로 금산 탐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탐방으로 머릿속 '금산은 보리암만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사라졌다. 15년 만에 남해 금산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갱신)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금산에 오면 보리암만 구경하고 가지 말고, 부소암과 부산산장 정도는 꼭 들러보면 좋겠다. 시간과 체력, 약간의 자금이 허락된다면 말이다.


부산산장에서 아침.

금산 봉수대 정상에서.



부소암에서 본 남해 풍경.

부소암.

부산산장.

환하게 웃으시는 부산산장 주인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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