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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장정일의 〈공부〉를 읽고 그만 그의 글에 '꽂히고' 말았다. 〈독서일기〉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올 2월 초쯤이나, 종종 들르는 마산 창동의 한 서점에서 뒤늦게 주문했다.

더 정확하게는 〈생각〉(장정일의 단상을 엮어 놓은 책)을 읽고, 주문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지. 틈틈이 읽을 요량으로, 책상 앞에 1~7권을 가지런히 두었는데. 어, 하다가 2월이 가고, 어어, 하다가 3월이 가고, 4월 인사가 나고…. 겨우 5월 중순 들어서야 가리늦게 <독서일기>를 펼치게 됐다. 1권부터 읽자니 왠지 '선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7권부터 집어들었다.

장정일의 글은 재밌다. 깔끔하다. 통쾌하다. 더불어 자유분방한 생각이 정말 마음에 든다.

시간을 정해놓고 '안정적'으로 읽진 못했다. 주로 원초적인 공간(뒷간!)에서 읽거나 어중간한(약속한 사람이 오지 않거나!) 시간에 책을 읽었다. 해서, 생각을 '깨게' 하는 구절이 나왔을 때 퍼뜩 밑줄긋지 못한 게 아쉽다.

그래도 요 구절만큼은 옮겨 놓아야 할 것 같다.

"공부는 읽기·생각하기·쓰기라는 삼박자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삼박자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게 바로 독후감이지요. 우리 옛말에 공부해서 남 주지 않는다는 말(어라, 지난해 우리 노조 교육프로그램 제목이 공부해서 남 주자였는데…. 쩝)이 있는데, 처음에 독후감을 쓸 때는 뭘 쓸지 막막하지만, 계속해서 책을 읽다 보면 지금까지 읽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자기 내부에 녹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에게 '무슨 책이 좋아?'라고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나에게 절실한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물어보십시오. 그러면 좋은 책을 찾는 수고가 덜어지고, 효율 높은 독서를 할 수 있습니다.(내게 절실한 게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 교육의 탓이 크죠.)"(258쪽)

〈독서일기 6〉을 가방에 넣었다. 책 서문이 또 빨려들게 하는구먼. "…시민이 책을 읽지 않으면 우중 愚衆이 된다. 책과 멀리하면 할수록 그 사람은 사회 관습의 맹목적인 신봉자가 되기 십상이고 수구적 이념의 하수인이 되기 일쑤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내밀한 정신의 쾌락을 놓치는 사람일 뿐 아니라, 나쁜 시민이다."

'시민'과 '사람'에 '기자'를 슬쩍 바꿔치기 해도 아주 근사한 문장이 된다. 나는 나쁜 기자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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