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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7 [사는 이야기]무학산 종주

어제(6일) 무학산을 종주했다. 코스는 만날고개~마산여중. 4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지난달에 봉화산~만날고개 코스로 올랐으니 깔끔하게 끝과 끝을 왕복한 셈이다.

어릴 적엔(뭐 지금도 어리지만!) 주로 서원곡 쪽으로 오르락내리락했는데, 언젠가부터 종주 코스로 다녀와야 산을 갔다 온 기분이 든다. 여유가 있어서 좋고, 고개만 살짝 돌리면 마산 전경이 눈에 잡힐 듯 펼쳐지니 정말이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다.

같이 간 00님께서 "어젯밤 뭘 좀 먹고 잤더니…" 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다. 사실 나도 요즘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아서리 혹시 다리에 '쥐'라도 내리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괜시리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집을 나오기 전에 YTN(와이티엔) '날씨정보'는 오늘 낮 최고기온이 20도 웃돌겠다고 했다. 하늘엔 듬성듬성 구름이 있었지만, 화창한 날씨. 등 뒤로 땀이 흘러 축축해졌다. 다음부터는 '반소매차림'으로 와야겠다는 00님에 말에 '절대 공감'했다.

데 여섯 번 쉬었나. 대곡산 꼭대기. 힘든 코스 끝! 무학산 종주의 절반은 넘어선 거다. 기념으로 가지고 간 바나나를 꺼내 먹었다.

대곡산 꼭대기부터 무학산 정상까지는 거의 '산책로'나 다름없다. 심심하다 싶으면 만개한 진달래가 나타나 눈을 즐겁게 했다. 그 외 이름 모르는 싱싱한 꽃과 나무를 보면서 걸었다. 어느새 무학산 정상이 보인다. 잠시 안개 약수터에 들렀다. 앗! 근데 '음용 부적합'이라는 딱지가 아직도 붙어 있다니…. 지난해 12월에 왔을 때도 이랬다.

다른 지역 산악회에서 온 어느 여성께서 내가 "마시면 안 된다"는 말을 하려는 순간, 물을 마셔 부렀당! '대략 난감'이란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이렷다! 5분도 채 안 되는 동안 서너 팀한테 "이 물 드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해야 했다. 00님이 '음용 부적합'의 위치가 '참 부적합'하다는 말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른 지 두어 시간 만에 꼭대기에 당도했다. 정상에 오르는 맛보다 싸온 밥을 빨리 먹고야 말겠다는 일념 때문이었을까. 정상에 오른 분위기는 별로 즐기지 않고 퍼뜩 '서 마지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해발 차이 때문인지 서 마지기 진달래 물결은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았다. 1~2주 정도. 옷을 진달래색으로 맞춰 입고 온 00님은 아쉬움이 큰 모양이다. "그래도 올라오면서 많이 봤잖아요" 위로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아쉽다는 입맛을 다졌다.

적당한 나무 그늘 자리에 배낭을 풀고, 김밥을 꺼냈다. 서 마지기에서 산 캔 보리차(맥주!)를 마셨다. 지상에서 마실 때보다 목 넘김이 다르다. 달았다. 여기서는 무엇을 먹든지 다 맛있을 것 같았다. 정말 '시장이 반찬'이다.

마여중 뒷길로 내려와 00님과 마산 창동 삼도 집까지 걸었다. '등산 갔다 온 거 완전 본전치기'하는 기분이 쬐끔 들었지만, 맛있게 삼겹살에 소주 한잔했다. 덤으로 요즘 6월 항쟁 자료집 땜시 고생이 많은 박영주 선배도 불렀다.

'자주 산에 가자!'라고 다짐했건만 근 3주 만에 산에 올랐다. 언제라고 못 박을 순 없겠으나 날을 잡아 일터 동료에게 함께 가자고 해야겠다. 술 마실 때 종종 산에 가자고 했던 선배들부터 우선 포섭해야 쓰겄다!

덧붙임: 디카를 챙기고 갔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 글을 읽은 분들의 '무한 상상력'에 기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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