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재'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09.03.12 [취재노트]한나라당, 독해~ (1)
  2. 2009.03.02 최상재 위원장 "여야합의 수용불가…파업대오 유지" (1)
  3. 2009.03.01 "한나라당 지지자도 언론악법 저지 힘 보태야" (3)
  4. 2009.02.27 "언론 관계법 처리 '사회적 합의' 왜냐면… (1)
  5. 2009.02.05 7개 언론법안 개정 이후…가상현실 도미니 씨의 하루 (1)
  6. 2008.10.16 언론노조, 21~23일 총파업 찬반투표
  7. 2008.09.28 "조중동 OUT, 거대한 물결 기대" (2)
  8. 2008.07.25 떴다! 꽁트멘터리 '명박산성에 부는 바람' (1)
  9. 2008.07.24 "지역신문 죽이는 정부·한나라당 규탄"
  10. 2008.05.29 전국언론노조 첫 '산별교섭' 추진…왜? (1)

[취재노트]한나라당, 독해~

'사대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2월 말 3월 초 언론관련법 문제를 취재하면서 소위 선진국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평소 이라크 침공과 같은 '나쁜 짓'만 하는 줄 알았던 미국조차 신문·방송 겸영 문제를 두고 2년 가까이 전국을 돌면서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어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았다. 결국, 상원에서 여론 독과점을 문제 삼아 부결시켰다. 일본과 프랑스도 미국과 비슷하게 '오랜 기간, 광범위한 여론 수렴'이라는 원칙에 따라 언론관련법을 처리했다.

다른 나라가 그렇게 처리했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따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급한 세 나라에서 교훈으로 추출할 수 있는 것은,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은 있다. 언론관련법은 국민의 사고방식, 행동방식, 문화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제도의 변화는 매우 신중하고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 말이다.

정부와 여당은 그토록 찬양해 마지않던 '글로벌 스탠더드'는 이번 언론관련법 처리과정에서 '예외'였다. 아무튼, 힘과 힘이 충돌한 끝에 사회적 논의기구가 꾸려지게 됐다. 13일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활동 기간이 100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나 논의결과가 입법과정에 반영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참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서 위원회 참여에 고심하던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과 민주언론시민연합도 각각 운영위원회를 열어 위원회 불참을 결정한 바 있다. 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돼 여당 언론법 처리에 '알리바이'만 제공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란다. 아닌게아니라 홍준표 원내대표는 여당 추천 위원을 발표하면서 "의결기구라는 것은 의사결정권을 가진 기구고 자문기구는 단순한 참고하는 그런 기구"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잠깐. 한 번 다수당이 되었다는 이유로 모든 사회구성원에 규정을 미치는 법을 '단순히 참고'만 해서 처리하라는 권한을 누가 한나라당에 주었나. 아, 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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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재 위원장 "여야합의 수용불가…파업대오 유지"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여야가 2일 오후 언론관계법을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 동안 논의한 뒤 표결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언론악법이 폐기될 때까지 파업 대오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여야 합의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2일 오후 4시 40분께 가진 전화통화에서 "여야 합의는 정부와 여당이 김형오 국회의장과 야당을 압박한 결과"라면서 "(사회적 논의가 된다고 하더라도)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정부와 여당은 자신들의 안을 그대로 제출한 뒤 표결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언론악법이 폐기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투쟁하겠다. 파업 대오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또 '사회적 논의기구'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수용 여부는 내용을 보고나서 판단할 부분"이라며 "하지만, 형식적인 논의기구라면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행사('언론악법저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언론노조 총파업 6차 결의대회')를 마치고 나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여야 합의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며 "비대위 결과는 저녁 7시께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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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지자도 언론악법 저지 힘 보태야"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사진)은 1일 〈경남도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 처리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하겠다고 하면 언론악법이 통과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그때부터 정권 조기퇴진 등 본격적인 저항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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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가 총파업을 재개했다. 배경은?

△지난 1월 임시국회 때 여야가 언론관계법을 '이른 시간 내에 합의 처리'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이를 무시하고 상임위에 기습 상정한 뒤 곧 본회의에 의장 직권상정으로 강행처리 하려고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기습 상정안 언론관계법은 국민 3분의 2가 반대하고, 언론학자 등 전문가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법안이다. 이런 여론을 무시한 채 '다수의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의회쿠데타'다. 법이 통과되면 민주주의의 근간인 여론다양성이 훼손될 게 너무나도 분명하다. 이번 파업이 단순 언론노동자들만의 파업이 아닌 까닭이다. 시민들과 함께 거리에서 만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언론악법 반대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만일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하면 야당의원들에게는 의원직 총사퇴를 요구할 것이고, 언론노동자가 앞장서서 이명박 정권 조기퇴진 투쟁에 돌입할 것이다.

-신재민 차관이  '언론노조 총파업은 정치파업'이라고 맹비난했는데.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법안을 한나라당이 날치기 통과하려고 있지 않은가. 이번 총파업은 정부와 여당이 '대의정치'를 깡그리 무시하려는 것에 대한 저항이다. 이를 정치파업, 정치투쟁이라고 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그리고 일개 차관에 불과한 자가 언론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한 우리의 투쟁에 대해서 정당성을 판단하는 건 가당치도 않다.

-왜 언론악법인가?
△이번 법안의 핵심은 재벌, 보수신문에 방송뉴스를 허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신문만 보더라도 이미 〈조선·중앙·동아일보〉이라는 거대 신문이 70~80% 점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까지 허용하게 되면 여론독과점은 물론 한나라당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 보수 일색의 여론만 남게될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일본과 이탈리아처럼 우리나라도 일당독재 국가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명백하게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법안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극렬하게 법안을 반대해도 밀어붙이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할 것으로 보는가.
△한나라당이 강행하겠다고 마음먹으면 통과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님을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단단히 새겨야 할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국민저항이 시작될 것이다. 언론노조의 투쟁도 이명박 정권 조기퇴진으로 수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아무튼, 언론악법 통과 자체에 연연하지 않겠다.

-현재 상황은?
△MBC본부에 이어 지난 금요일(2월 27일) CBS가 제작거부를 선언했고, 3월 2일 SBS본부, EBS지부, YTN지부도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내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옆에서 전 조합원이 모여 '언론악법저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언론노조 총파업 5차 결의대회'를 연다. 언론악법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네티즌이 함께하는 '촛불문화제'도 같은 날 저녁 7시 개최할 예정이다.

-〈경남도민일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언론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귀중한 요소다. 그래서 언론은 특정 집단과 정치세력,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독립돼 있어야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다양한 여론이 보수 일색의 여론으로 흐르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도 이번 언론악법만큼은 막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그래야 어느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아무쪼록 언론악법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기울여 주시고, 반대 투쟁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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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관계법 처리 '사회적 합의' 왜냐면…

2월 임시국회 여야 최대쟁점 법안이던 언론관계법 처리가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의 직권 상정이라는 파행을 맞았다. 그러나 언론관계법이 모든 사회구성원의 행동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보장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광범위한 여론 수렴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식지 않고 있다.

"사회·문화 전반에 큰 영향…광범위한 여론 수렴 통해 결정해야"

◇언론관계법, '글로벌 스탠더드'로 처리해야 = 정상윤(경남대 신문방송학전공) 교수는 "미디어 정책은 국민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나아가 한국사회 문화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따라서 언론제도의 변화는 신중하면서도 그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관계법을 '오랜 기간, 광범위한 여론 수렴'을 통해 처리한 다른 나라 사례로 일본, 프랑스, 미국을 꼽았다.

먼저 일본. 일본도 지난 2006년 방송·통신 융합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일본 총무성은 같은 해 6월, '방송통신 프레임 워크' 구성을 정부와 제 정당의 협력을 통해 합의 발표했다. 또 '방송과 통신법률 체계화를 위한 계획 사무국'을 신설하여 체계적인 법률 마련을 위한 토론회 진행, 방송·통신 통합 연계방안에 대한 전문가 연구회를 꾸려 18개월 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보고서로 제출하도록 했다. 또 이 보고서에 대한 문제점을 이해당사자인 통신협회로부터 지적하도록 하고 나서 2010년께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2008년 10월 2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엘리제궁으로 신문사 경영자와 기자, 노동조합 대표, 언론전문가를 초청해 신문의 위기를 다룰 '국민대표자회의' 개막을 선포했고, 이 회의는 몇 년 전부터 계속된 프랑스 언론인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이 회의는 독자와 일반시민 등 모두 152명이 참여하는 거국적 토론회이기도 했다. 2개월 이상 진행된 토론회는 TV와 인터넷으로 중계됐다.

이 밖에도 미국은 신문·방송 겸영 법안을 두고 2006년 6월부터 2008년 5월 의회에서 부결될 때까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가 전국을 돌면서 공청회와 토론회를 여는 등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았다.

최영묵(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정책은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게 옳다"면서도 "만일 개입한다면 '공개성·공정성'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미국은 지난 1949년부터 이러한 원칙에 근거해서 개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사회적 합의기구 사례, 1999년 '방송개혁위원회' =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사회적 합의기구' 필요성에 대해 "한나라당 등 일각에서 '대안을 내놔라, 왜 반대만 하느냐'고 주장하는데, 대안은 구체적인 평가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이미 1999년 '방송개혁위원회'가 사회적 합의기구로 역할을 한 적이 있다. 한나라당이 국회 안에서만 언론관계법을 다루자고 하는 것은 이 법안을 전 사회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정치권'이라는 좁은 틀로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노조는 방송개혁위의 활동에 대해 "오늘날 방송법이 다소 부족함이 있으나 그래도 첨예한 논란과 큰 부작용 없이 기능을 하는 것은 (방송개혁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합의를 이룬 법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강창덕 언론장악저지 경남연대 공동대표는 "굳이 다른 나라에서 사회적 합의기구 사례를 찾지 않더라도 여야합의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가 더 바람직한 모습"이라면서 "한나라당이 충분히 논의구조를 거치지 않고 언론관계법을 개정하려는 것은 스스로 비민주적인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룡 교수(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도 "언론은 국민의 생각과 판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국민과의 합의' 내지 공감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정 권력집단이 유·불리에 따라 미디어 정책을 결정하게 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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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언론법안 개정 이후…가상현실 도미니 씨의 하루

한나라당이 지난달 3일 발의하여 연말·연초 내내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었던 미디어 관련법이 우여곡절 끝에 여야 합의로 '이른 시간 내에 합의 처리'(언론중재법과 전파법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협의 처리)하는 쪽으로 타결되었다.

언론노동자들이 신문을 비우고 방송을 끊는 등 치러야 했던 '사회적 비용'도 엄청났다. 하지만, 아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 정부와 한나라당은 "언론 다양성의 신장, 콘텐츠 산업의 육성, 미디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반면, 언론노조 등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기도"로 보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것이다.

"공영방송·지역신문 오데로 갔노?"

보름 가까이 총파업 투쟁을 벌였던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일시 총파업 중지'를 선언했지만, 미디어 관련법을 정부와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하면 즉각 총파업 투쟁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 법안들은 미디어 환경과 우리의 민주주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중차대한 법안임에도 개정안이 발의된 지 겨우 한 달이 조금 지났다. 때문에 '국민과의 합의처리'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과연 미디어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가상현실 도미니 씨의 하루'를 통해 미디어 관련 법안 통과 이후의 모습을, '문제점'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황강이 낙동강에 합류하기 직전에 있는 합천군 청덕면 가현리에 사는 도미니(41) 씨,

면사무소 사무실에서 펼친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를 훑어보고는 오늘도 '제대로' 혈압이 올랐다. 2012년, 지구 온난화로 시도 때도 없이 집중호우가 쏟아지는가 하면 우기인 7~8월에도 가뭄이 지속하는 등 일기에 큰 영향을 받는 농사가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도 4월 말까지 가뭄이 이어져 바싹 마른 양파 밭에 물 대느라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를 지경이다. 그런데 5월 들어 한 번씩 부슬부슬 비를 뿌리기에 해갈되려나 보다 기대하고 있었는데 11일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들판은 물론이고 마을까지 불어난 강물에 모조리 잠기고 말았다.

집중 폭우도 폭우라지만, 몇 년 전 낙동강 치수 사업한답시고 온통 강바닥을 파 뒤집더니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지난가을부터 정성 들여 길러 이제 수확이 시작된 양파며 수박밭은 물론이고 들판보다는 고지대에 있는 돈사며 우사까지도 강물이 모조리 휩쓸고 가버렸다. 숱한 사람이 죽거나 실종되고 다쳤다. 군에 회의 갔다 온 면장 이야기를 들어보니 청덕면만 그런 것도 아니란다. 경호강을 낀 산청과 함양까지 가야산과 지리산 사이 골짜기가 모조리 물에 잠기거나 떠내려가는 피해를 보았다고 했다.

도미니 씨 등 청덕면민 2000여 명 중 어린아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나서 유례가 없는 재해를 복구하려고 구슬땀을 흘린 지 사흘째이다. 살아남았다고 안도하기에는 눈앞에 닥친 현실이 너무나 처참하고 엄혹했다.

3년 전 시작된 경기불황은 끝이 어디인지 모를 만큼 이어지고 있고, 한미FTA가 타결돼 값싼 미국산 농산물이 밀려드는데다 치솟는 물가로 말미암아 농민들은 더는 버틸 힘이 없다.

즐겨보던 TV프로 조용히 없어지고 온종일 대통령만
지역신문 흡수한 조·중·동 '서민 뉴스'는 딴나라 이야기
볼 것도 없고 읽을 것도 없고…술 안주는 '나라 씹기'뿐


이런 사정인데도 '조중동'에서는 농촌 현실은 외면하고 텔레비전에도 온통 도시에서 잘 사는 사람들 이야기만 흘러나오고 있다.

걸핏하면 '가보고 싶은 곳'이네 뭐네 하면서 자연경관을 잘 보존하고 있고, 인심이 순한 고향 마을처럼 방송을 해대더니 이렇게 큰 피해를 보았는데도 단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는 현실에 도미니 씨는 절망했다.

"예전 <경남도민일보>나 <경남신문>과 같은 지역신문이 있을 땐 그래도 기사가 나왔는데…." 2010년 10월, <경남도민일보>와 <경남신문> 등 전국에 있는 지역신문들은 대부분 '조중동'으로 흡수되었다. 한나라당이 신문법을 고치면서 신문사 간 인수·합병을 무제한으로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되면서 지역신문의 광고가 모두 방송으로 쏠려 지역신문들은 경영난을 타개할 수 없었다.

게다가 방송법도 바뀌어 대기업·신문·뉴스통신이 지상파를 20%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되면서 '조중동'은 대자본, 외국자본을 등에 업고 방송까지 틀어쥘 수 있었다. 2009년 하반기부터 삼성CJ중앙TV, 현대차문화방송, LG조선폭스방송이 속속 등장했다.

심하게 넋두리를 한 탓일까. 도미니 씨는 갑자기 배가 고팠다. 옆에 있던 '한단결' 농민회장과 점심을 먹으려고 자주 가는 '맛나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치찌개를 시키고 나서 '혹시 우리마을 재해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하고 TV를 켰으나, 현대차문화방송에서는 온통 국외 순방 중인 대통령 이야기만 쏟아질 뿐이다. '하긴, 이번 대통령 순방이 현대차와 얼마나 관련이 많은데. 현대차 오너가 사주로 있는 방송에서 띄워 줄 수밖에 없지'하고는 TV를 꺼버렸다.

김치찌개를 기다리고 있는데, 읍에 계시는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좋아하는 <얍! 활력천국>이 오늘 '막방'(마지막 방송)이란다. 이게 우찌된 일이고?" 마산MBC에 다니는 기자 친구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얼마 전 마산 MBC를 인수한 LG조선폭스방송에서 <얍! 활력천국>을 전격 폐지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제작비에 견줘 효율성이 떨어진다나 어쩐다나…. 그러고 보니, 요즘 지역방송에는 6명 이상이 죽는 교통사고가 아니면, 또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것과 같은 '엽기적인 사건'이 아니면 보도가 되지 않았다. 전국으로도 방송사의 본기능이랄 수 있는 시사프로그램이 사주가 탐탁지 않다고 하거나 광고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에 사라지고 있었다.

도미니 씨는 순간, 2008년 겨울 한 송년 모임에서 고등학교 동창인 마산MBC 오공정 아나운서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7대 악법의 핵심은 신문법과 방송법을 바꿔서 '조중동'에게 방송 하나씩 주고, 지상파 MBC에 대기업 자본 참여하게 해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하게 하자는 거다. 이들이 방송을 장악하는 순간 국가는 재난상태에 빠질 것이다. 대기업이 MBC를 소유하게 되면 '2580'이나 '피디수첩' 같은 시사프로그램은 한순간에 사라지게 될 것이다. 거리에 나온 노동자들이 아무리 비정규직 문제를 말해도, 농민들이 농가부채 해결하라고 외쳐도 이것을 취재하는 기자는 없을 것이고, 설령 취재한다고 해도 그것을 제대로 보도하는 방송은 없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도미니 씨는 점심을 먹고 나서 마을회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인터넷 토론방'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다. 정부와 자본가의 논리를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와 포털사이트 토론방에 올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댓글이나 추천이 잘 붙지 않는다. 힘이 실리지 않는다. 2~3년 전만 해도 토론 열기로 가득했던 인터넷 공간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면서 이제는 도리어 냉기만 흐를 뿐이다.

아닌게아니라 이 법은 인터넷 등을 통해서 사람을 모욕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00만 원의 벌금을 물리도록 했고, 특히 '반의사불벌죄'로 모욕을 당했다고 당사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국가가 알아서 상대방을 모욕죄로 처벌해 줬기 때문에 누리꾼들 표현의 자유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댓글놀이'는 이제 추억 속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도미니 씨는 고립감, 무기력에 한숨만 나왔다.

어느덧 저녁. 하도 갑갑해서 오늘은 그냥 집으로 갈 수 없었던 도미니 씨는 김비판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4년 전, 농민회 교육부장으로 일할 때 초청강연 강사로 섭외하면서 알게 된 김 교수. 마음이 워낙 잘 통해서 '형님 동생'하며 지낸다. 읍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고갈비'에 소주를 마시기로 했다. 도미니 씨는 연방 술잔을 비우더니 "캬~아" 하고서는 쓴웃음을 지었다.

"김형, 세상이 와 이리 팍팍해졌노. 정말 갑갑해서 못살겠다. 세상이 우리 이야기를 안 들어준다."

"어이구, 경제 살려준다고 한나라당 찍을 땐 언제고….(웃음) 우리나라가 비슷하게 따라가려는 나라 이야기 좀 해야겠다. 이탈리아에 베를루스코니라는 총리가 있어.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 방송, 영화, 출판사, 보험, 은행과 AC밀란을 소유한 이탈리아 최고의 부자지. 1994년 정계에 진출한 그는 막대한 부와 언론을 등에 업고 두 달 만에 이탈리아 총리가 되었지. 벌써 총리만 세 번이나 했어. 이명박 대통령과 너무나도 흡사하게 '유능한 CEO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라던가, '좌익이 나라를 망친다'는 모토로 이탈리아를 '신자유주의 파시즘'으로 이끌었어. 또 각종 부패와 돈세탁, 범죄 혐의에도 강력한 언론 통제를 바탕으로 그냥 '아무 일 도 없이' 넘어갔었지. 그는 또 공영방송을 손보는 '가스파리법'(공영방송 RAI 이사의 3분의 2를 정부와 여당이 선임할 수 있게 함)을 통과시켰어. 놀라지 마라. 이 법이 통과되고 나서 이탈리아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거든. 그래서 이탈리아 시민 300만 명이나 모여 반전 시위를 벌였어. 그런데도 공영방송에는 이 뉴스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언론의 문제가 단순하게 언론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할 수 있어. 우리나라도 조만간 이탈리아 꼴이 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니.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영화 <토탈리콜>이나 <매트릭스>처럼 우리는 칩이 내장된, 완벽히 통제된 사회로 나갈지도 몰라. 사람들이 '조중동·재벌방송·국가교육·사법·경찰' 등에 의해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지도 몰라. 지금의 미디어 관계법은 노예제도의 완성에 이르는 급행열차라 생각해. 개인만 정신 바짝 차리면 된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만났건만, 줄곧 암울한 이야기만 들었다. 서둘러 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린 도미니 씨. 발걸음이 영 무겁기만 하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소파에 앉았다. '9시 뉴스'를 보려고 TV를 켰다. 첫 뉴스는 역시나 대통령 이야기였다. 한미FTA 때 미국 자동차 산업 이익을 챙기려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밀려 내 줄 것은 다 내준 처지에 이번에는 유럽쪽에 가서 또 FTA 체결하겠다고 갔다는데, 거의 큰 틀에서 합의한 모양이다. 그런데도 우리 산업이 입을 피해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는다. 화가 나서 채널을 돌렸다. 그러나 이미 지상파는 '주말엔 더 깊숙이'와 같은 낯뜨거운 프로그램이 점령한 상태였다. 채널을 돌려도 돌려도, 저질 프로만 나왔다. 채널은 늘었으나, 볼거리는 오히려 줄었다.

도미니 씨는 TV를 끄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김비판 교수가 헤어질 때 했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술김에 한 이야기라도 해도 너무나도 오싹했다. "만에 하나 우리나라가 이탈리아 꼴로 가게 되면 두 가지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두려움으로 알코올 중독으로 생을 마감하든지, 양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죽을 때까지 땀과 피를 짜내어 헌납하든지…."

도움말/강창덕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안차수 경남대학교 (신문방송전공) 교수, 오정남 전국언론노동조합 마산MBC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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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21~23일 총파업 찬반투표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언론노조는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 민주노총 서울본부 대강당에서 단위 사업장 대표자 회의를 열고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총파업 찬반투표 진행과 이후 투쟁 과정을 논의했다.

이번 총파업 찬반투표에서는 △YTN 구본홍 반대 △방송법 시행령 개악 반대 △신문 방송 겸영 반대 △신문 관련법 개악 반대 △민영미디어렙 도입 반대 등이 주요 요구조건으로 제시됐으며, 안건으로는 △총파업 시기와 방법 위원장에게 일임 △파업 투쟁 기금으로 전 조합원 월 급여 1% 투쟁 기금 모금 안이 포함돼 있다.

찬반투표는 16일부터 20일까지 부재자 투표를 시작으로 21일부터 23일까지 모두 사흘 동안 각 본부·지부·분회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최상재 위원장은 담화문을 통해 "우리는 참 오랫동안 참았다. 이제 떨쳐 일어나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으로 위기에 놓인 YTN을 구하고, MBC와 모든 방송, 신문에 가하는 탄압을 물리쳐야 한다"며 "합법의 굴레를 씌워 언론을 영구히 비참하게 만들 언론장악 법제들도 막아내야 한다. 뻔뻔하고, 염치없고, 법조차 무시하는 이들과 정상적인 대화는 없다. 오직 파업투쟁으로 막아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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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OUT, 거대한 물결 기대"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언론장악저지 경남연대는 26일 하루 동안 창원과 마산에서 '조·중·동 OUT과 불법경품 추방'을 위한 거리선전전을 펼쳤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인터뷰.

촬영·편집: 경남도민일보 민병욱 기자 m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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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꽁트멘터리 '명박산성에 부는 바람'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소속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4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언론장악 저지를 위한 파업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본질을 재밌게 파헤친 꽁트멘터리 '명박산성에 부는 바람'이 많은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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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죽이는 정부·한나라당 규탄"

   
 
  경남도민일보 노동조합과 경남신문 노동조합을 비롯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이명박 정권 언론장악 저지 경고 파업을 했다. 집회에 참가한 언론 노동자들과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기금 삭감으로 지역신문법 고사시키려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지역신문협의회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성토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2004년 3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최근까지 지역신문법에 적극적이었던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자 이제는 얼굴을 바꿔 지역신문기금을 전액 삭감해 지역신문법을 고사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최근 올해 예산을 심의하면서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신청한 정부출연금 전액을 삭감한 것은 올해부터 지역신문기금을 편성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며 "이는 행정도시, 혁신도시 축소 의도처럼 현 정부의 '지역 푸대접' 정책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지역신문위원회는 "정부는 신문산업 발전을 위해 신문·방송 겸영을 추진한다며 신문에 대한 지원은 축소하거나 폐지하려 하고 있다"면서 "전국 언론노조와 지역신문 종사자들은 정치적 ·정략적 입장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강력히 규탄하고 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앞선 규탄발언에서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지역언론의 최소한 기반과 예산마저 삭감하거나 없애버려 지역언론을 고사시키려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 본질"이라며 "민주주의 근간이 되는 지역언론을 말살시키려는 정부 정책에 맞서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순기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유럽 선진국에서는 오랜 기간 보편적으로 실행해온 신문에 대한 지원은 줄이고 대신 조·중·동의 배만 불릴 신문·방송 겸영만을 추진하려 한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은 오후 4시께 다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언론장악 저지를 위한 파업투쟁'을 결의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결의문에서 "이명박 정권에게 현존 방송은 장악의 대상이요 탄압의 대상일 뿐"이라며 "이 나라 정부가 이 땅의 모든 언론을 오로지 이명박의, 이명박을 위한 언론으로 재단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언론노조는 지역신문기금 삭감·폐지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부는)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눈에 보기 싫은 것은 모두 시장으로 내몰고 폐기시켜 오로지 조·중·동과 함께하는 수구반동복합체의 영구집권을 꿈꾸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끝으로 언론노조는 △방송장악 낙하산 사장 거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파적 심의 원천 무효 △신문법, 지역신문법, 지역언론 생존권 사수 △방송법 시행령 개악 저지 등을 결의했다.

/김성찬 기자

촬영·편집: 민병욱 기자 m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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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첫 '산별교섭' 추진…왜?

   
 
  14일 오후 2시 서울역 KTX 4층 대회의실에서 '언론산별 2008년 제1차 중앙교섭'이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공공성 파괴 위협에 맞서 '뭉치자 언론'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 '시장화 정책'에 공동대응 필요성 절감


'2000년 방송사 연대 총파업 → 통합방송법 쟁취, 2004년 신문개혁 총력투쟁 → 신문법, 지역신문법 견인….'

2000년 11월 24일 창립한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이 남긴 발자국이다. 언론노조는 전국의 신문·방송·출판·인쇄 등 매체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한 단일 산업별노조. 2007년 말 기준 3개 본부, 114개 지부, 36개 분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합원은 모두 1만 7238명이다. 언론노조는 공교롭게도 4년마다 올림픽 개최와 맞먹는 큰일을 치렀다. 그럼, 2008년에는? '산별교섭 승리! 언론 공공성 사수'를 내걸었다.

언론노조는 이를 위해 지난 8일에는 광주에서 '산별교섭 쟁취를 위한 언론노조 확대 간부 수련회'를, 9일 오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2차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신문·방송 겸영 허용 반대 등 언론공공성 강화 방안이 포함된 산별공동협약안을 확정했다. 언론노조가 산별교섭을 추진하는 배경과 산별공동협약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왜 산별교섭인가? = 먼저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이 만만치 않아서다.

대통령 직속의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신문 교차소유·겸영 허용, 신문법 개악(폐지), 신문고시 개악(폐지), 지역신문발전지원법 개악(폐지), KBS2, MBC 민영화 추진 등 일련의 정책을 봤을 때 한마디로 언론공공성 파괴, <조선·중앙·동아일보>로의 여론독점 심화 등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지켜내자! 언론공공성'을 위해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언론노조는 창립 이후 지금까지 사업장별 교섭은 본부·지부·분회가 위임을 요청해 별도로 진행해왔다. 시기도 통일되지 않았다. 그래서 '무늬만 산별'이라는 비난을 안팎으로 받았다. 그러나 산별교섭이 추진되는 올해부터는 산별교섭 일정에 따라 동시에 집중적으로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본부·지부·분회에 대한 교섭권 위임은 원칙적으로 주지 않기로 했다. 산별교섭을 언론노조 전체 조합원을 하나로 묶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또 경제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노동자 배제적인 신자유주의 정책과 세계화는 기업별 노동조합운동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노조는 분석하고 있다. 나아가 고용불안, 비정규직 문제, 소득격차 확대와 양극화, 주택문제, 교육문제는 가장 중요한 이슈임에도 사업장 단위에서는 의제로 설정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을 돌파하고자 산별교섭이라는 무기를 꺼내 든 것이다.

◇협약안에는 어떤 내용이? = 이번에 결정된 협약안에는 △산별 조합활동 보장 △비정규직 사용제한과 보호 △임금 △언론공공성 강화 등과 관련한 요구가 담겨 있다.

조합활동 보장은 △산별노조의 조합원 교육시간을 연중 1회(1박2일 유급) 부여, △조합원 100명당 1명 전임 인정 등을 명시해 놓고 있다. 또 비정규직을 더는 도입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임시직, 계약직, 시간제, 일용직, 용역 등 비정규직 노동자를 채용할 때 사용기간은 6개월 이내로 하되 조합과 사전에 합의하도록 했으며, △노사공동으로 연 1회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하고, 임금인상과 연동해 비정규 협력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또 임금 부분에서는 언론산업 최저임금제(월 99만 4840원)를 도입하면서 조합원의 적정 생계비가 확보될 수 있도록 실질임금 확보에 회사가 최선을 다하도록 규정했다.

언론 공공성 부분을 살펴보면, 언론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높이고자 노사가 함께 노력한다는 약속 아래 △신문·방송 겸영 허용 반대 △한미 FTA 비준동의 반대 △실효성 있는 정보공개법 개정 및 취재접근권 보장 △언론의 지역성 강화 등 여론다양성 보장과 미디어 수용자 권리보호를 위해 공동 대응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아울러 공정보도를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신문은 △편집권 독립 △편집국장 직선제 △노사 동수의 편집위원회 구성 등을 명시했으며, 방송에 대한 규정으로는 △방송 관련 보직 국장의 인사 정책설명회 개최 △편성위원회 운영 △프로그램 개편 때 최소 7일 전 통보 등을 넣었다.

한편, 14일 오후 2시 서울역 KTX 4층 대회의실에서 '2008 언론노조 중앙교섭 상견례'가 열렸다. 언론노조는 지난 2일 산하 130여 개 사업장의 사용자들에게 우편과 팩스로 산별 중앙교섭을 위한 상견례 참석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날 상견례에 10여 개 사업장의 사용자만 나왔다. 노사는 다음 주 수요일(21일)께 2차 회의를 열어 회의 일정과 원칙 따위를 정하기로 했다.

☞산별교섭이란? =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노측 대표와 사측 대표가 산별협약안을 한꺼번에 결정하고, 이를 조합 소속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산별교섭은 개별 사업장에서 포괄할 수 없는 '언론 공공성, 법·제도 개선' 등 사회적 의제까지 교섭할 수 있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일반화돼 있다. 전문가들은 "교섭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사회적 갈등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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