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한나라당, 독해~

'사대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2월 말 3월 초 언론관련법 문제를 취재하면서 소위 선진국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평소 이라크 침공과 같은 '나쁜 짓'만 하는 줄 알았던 미국조차 신문·방송 겸영 문제를 두고 2년 가까이 전국을 돌면서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어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았다. 결국, 상원에서 여론 독과점을 문제 삼아 부결시켰다. 일본과 프랑스도 미국과 비슷하게 '오랜 기간, 광범위한 여론 수렴'이라는 원칙에 따라 언론관련법을 처리했다.

다른 나라가 그렇게 처리했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따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급한 세 나라에서 교훈으로 추출할 수 있는 것은,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은 있다. 언론관련법은 국민의 사고방식, 행동방식, 문화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제도의 변화는 매우 신중하고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 말이다.

정부와 여당은 그토록 찬양해 마지않던 '글로벌 스탠더드'는 이번 언론관련법 처리과정에서 '예외'였다. 아무튼, 힘과 힘이 충돌한 끝에 사회적 논의기구가 꾸려지게 됐다. 13일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활동 기간이 100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나 논의결과가 입법과정에 반영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참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서 위원회 참여에 고심하던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과 민주언론시민연합도 각각 운영위원회를 열어 위원회 불참을 결정한 바 있다. 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돼 여당 언론법 처리에 '알리바이'만 제공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란다. 아닌게아니라 홍준표 원내대표는 여당 추천 위원을 발표하면서 "의결기구라는 것은 의사결정권을 가진 기구고 자문기구는 단순한 참고하는 그런 기구"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잠깐. 한 번 다수당이 되었다는 이유로 모든 사회구성원에 규정을 미치는 법을 '단순히 참고'만 해서 처리하라는 권한을 누가 한나라당에 주었나. 아, 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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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TY21.com 2011.06.18 01:57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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