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 열전]①'저녁노을' 김혜숙 씨

'파워블로거 열전' 연재를 시작한다. 요즘 대세는 확실히 트위터, 페이스북이다. 하지만, 기록, 저장, 검색 등 기능적인 면에서 아직까지 블로그를 능가하는 수단은 나오지 않았으므로 블로그는 여전히 매력적이며, 위력적인 매체다. 진정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는 '블로그-페이스북-트위터'가 완결구조를 이룰 때 완성된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파워블로거 열전'에서는 무엇이 이들을 블로그 세계로 이끌었으며, 블로그 운영 노하우와 비법은 무엇인지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파워블로거 '저녁노을'(김혜숙·52·진주시 하대동)은 지난 2000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heysukim114.tistory.com)'에는 작은 일상, 살림에 도움되는 유용한 정보 나눔, 맛있는 요리, 책 영화 TV리뷰 등에 걸쳐 1600여 건의 글이 수록돼 있다. 지난 2009년 6월 10일 올린 '주부 18년차가 밝히는 알뜰한 살림 비법'은 조회 건수가 14만 이 넘는다. 21년 차 주부인 저녁노을. 스스로 '늦은 결혼'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지난 2월 9일, 경남문화예술회관 부근 전통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1992년 결혼을 하고 곧바로 딸아이와 아들을 연년생으로 낳았습니다. 직장일과 집안일, 육아까지 도맡다 보니 늘 파김치가 됐어요.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잠을 줄여 아침 일찍 일어나보자는 거였죠. 그렇게 주어진 하루 1~2시간이 정말 황금 같았습니다. 블로그 하기 전에는 책도 읽고, 워드 프로세스 1급을 혼자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기도 했죠. 지금도 주로 새벽 5시 일어납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더욱 부지런해졌죠. 블로그 운영 초반에는 돈이나 순위에 대한 욕심 같은 것도 솔직히 있었지만, 지금은 다 내려놓았어요. 욕심을 버리는 게 중요해요. 스스로 즐겁다고 생각하고 글을 올리고자 노력합니다."

가끔 포털사이트 다음에 전송한 글이 메인화면에 걸리는데, 고등학생 딸이 학교에서 "우리 엄마 컴퓨터 잘하는 여자"라며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도 한다고. 저녁노을의 글은 생활이나 가족을 소재로 한 글이 많다. 이쪽 분야를 '파고드는' 까닭은 뭘까.

샘솟는 소재는 관심과 생각 바꾸기에서

"날마다 1개를 포스팅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데 일상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제일 편안한 것 같아요. 우리 마음속에는 행복과 불행이 함께 존재하잖아요. 작은 일상에서 큰 행복 찾기, 내 발밑에 떨어진 행복부터 찾자는 거죠. 불행보다는 행복만 꺼내 보고 싶은 생각에서입니다. 간혹 '글감이 마르지 않는 비법'을 묻는 이도 있어요. 10년 넘게 날마다 글을 쓰는 비법이랄 것도 없어요. 다 아는건데요 뭐. 사물을 볼 때, 이야기를 들을 때, 뉴스를 보면 글감이 무수히 숨어 있거든요. 생각만 살짝 바꾸면 됩니다. '아, 이거다' 싶을 때 바로 제목과 단상 따위를 '임시저장' 해놓지요.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글쓰기 분야는 딱히 없지만,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는 계속 하고 싶습니다."

주부 때부터 블로그 운영을 시작한 저녁노을. 그가 주부에게 블로그를 권한다면 어떤 점을 강조할까?

"블로그에는 글을 쓸 수 있는 분야가 많거든요. 먼저 자신이 있고, 관심 있는 쪽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닉네임은 자신을 표현하는 일종의 아바타인데요. 닉네임만 보고 들어도 상상할 수 있는 거라면 좋죠. 흔히들 '내 인생을 책으로 쓰면 최소 열 권은 족히 나온다'고 하잖아요. 블로그도 자서전처럼 쓰면 된다고 봅니다. 자서전, 유명한 사람만 내라는 법 있나요. 하루하루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면 어느 날, 한 권의 자서전이 완성되어 있을 겁니다. 한장 한장, 웃으면서 넘기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글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쉽게 풀어서 쓰시고요. 무엇보다 꾸미지 않고 사실 그대로 담아내면 좋겠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하는지, 블로그와의 장·단점은 뭔지 물어봤다.

"(휴대전화를 보여 주며)아직 스마트폰은 사용하지 않거든요. 얼마 전에 남편 스마트폰 한 번 만져봤는데, 재미는 있던데요. 아무튼,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대세라서 저도 주소 정도는 만들어 놓았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자동으로 글이 올라가도록 해놓은 정돕니다. 아직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활발하게 사용하지 않아서 장·단점을 말하는 건 무리인 것 같습니다. 블로그의 장점은 일기장처럼 쓸 수 있는 것, 일기장의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이면 사진, 글이면 글, 올려놓기만 하면 검색하기도 쉽거든요."

여고 시절부터 간직한 꿈 수필가

경남도민일보의 메타블로그인 '갱상도 블로그'에 친한 블로거를 몇 명 소개해 달라고 했다. 갱상도 블로그는 진주에 사는 여행블로거 김천령(neowind.tistory.com)의 소개로 가입했단다.

"모임은 4년 전인가, 딱 한 번 가봤습니다. 이후로는 시간이 잘 맞지 않아서 모임에 나가보지 못했어요. 사실 낯가림도 좀 하거든요. 그래도 임마(blog.daum.net/gabinne)님이나 커피믹스(decemberrose71.tistory.com), 크리스탈(lovessym.tistory.com)님 등 아는 블로그에는 종종 들어가서 댓글로 인사는 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은 뭘까. "일상사 다반사를 통해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하나의 책으로 묶어보고 싶습니다. 힘들 수도 있겠지만, 여고 시절부터 꿈꾸어 왔던 수필가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얼마 전 한 출판사에서 '요리' 관련 책을 내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으니, 글 실력은 인정은 받은 셈이다. 하지만, 요리 관련 책은 굳이 자기가 아니라도 다른 블로거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므로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어머니 아니랄까 봐, 앉으나 서나 자식 걱정. 올해는 그저 고3 딸이 가고 싶은 대학에 들어가서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란다.

마지막으로 인사말을 부탁했다.

"인터넷도 또 하나의 세상입니다. 얼굴 없는 '아바타'의 세계이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세상이라고 봅니다. 저는 지금껏 두 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글을 쓸 때는 진실한 마음을 담아 사실만을 말하고, 비밀글로 남의 험담을 담아내어 구설에 휘말리지 말 것. 딱 두 가집니다. 사소하지만, 10년 동안 지켜왔습니다. 어느덧, 블로그는 저의 소중한 보물 1호가 되어버렸습니다. 앞으로 미세한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처럼 은은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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